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작성자  김재복 날짜  2009-09-09 22:45:05
제목  [뉴타운 개발,중소 교회 흔든다 (상)] 개발에 휩쓸린 목회터전
내용
[뉴타운 개발,중소 교회 흔든다 (상)] 개발에 휩쓸린 목회터전  

도심 재개발 사업이 중소형 교회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있다.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교회는 보상을 받거나 대토(代土·땅을 서로 바꿈)로 교회를 건축할 수 있지만 상가건물에 세를 얻은 작은 교회는 뉴타운 지정과 함께 교회를 강제로 옮기는 상황에 몰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 뉴타운 사업을 주도한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뉴타운 방식으로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피해보는 작은 교회가 전국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회에 걸쳐 개발구역 내 교회가 처한 현실을 살펴보고 대응책을 모색해 본다.

본보 조사 결과 길음뉴타운 7, 8, 9구역에 속했던 10개 교회 중 토지를 보유한 5개 교회를 제외한 5개 상가교회는 불이익을 감수하며 교회를 이전했다. 이 가운데 1개 교회는 아예 해체됐다.

뉴타운 사업이 작은 교회에 위협적인 것은 교인들의 이주로 많게는 90% 이상의 교인 이탈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종탑이나 내부 인테리어 등 시설에 대한 보상조차 제대로 못 받는데다 뉴타운 개발과 함께 인근 상가 임대료가 상승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교회를 옮기고 있다.

선한이웃교회는 2006년 4월 길음1동에서 정릉4동으로 이전한 상가교회의 대표적 사례다. 당시 담임목회자였던 윤성화(현 구미서교회) 목사는 “우리처럼 주변에 상가를 얻으려는 사람이 급격히 늘다 보니 전세금이 많이 올라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성도들도 집세가 비슷한 수유동이나 미아동, 멀리 의정부까지 이사했으며 교인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번동으로 교회를 옮긴 사랑교회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서순연 담임목사는 “70명 되던 성도가 뿔뿔이 흩어져 지금은 5명만 출석하고 있다”면서 “싼 값에 건물을 얻다 보니 번동까지 오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연락이 두절된 샬롬교회는 교회가 아예 없어졌다는 소문이다.

2006년 5월 길음1동에서 돈암1동으로 교회를 옮긴 정평락 천수교회 목사는 “종탑과 교회 인테리어 등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얼마 되지 않는 이사비용만 받고 나왔다”면서 “우리 같은 작은 교회는 뉴타운 사업으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정수분 청운교회 목사도 “뉴타운 개발과 함께 80명이던 교인 중 3분의 2가 빠져나갔다”면서 “세 들어 살던 성도들이 2010년께 완공될 아파트에 들어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이사비용으로 800만원을 받았는데 종탑과 인테리어 비용에 턱없이 모자란다”면서 “그 전엔 건물의 2개 층을 임대해 썼는데 이사하면서 지금은 한 층만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길음뉴타운 7구역 한명호 조합장은 “3년 전 평당 400만원 하던 땅값이 최근 700만∼800만원까지 뛰었다”면서 ”토지를 소유한 교회의 경우 재건축 후 모든 조건이 좋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그러나 토지와 건축물에 소유권이 없는 세입자는 이사비용과 3개월치 영업권만 보상받게 된다”면서 “재개발도 엄연한 사업이다 보니 상가교회도 좋은 선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Key Word 뉴타운 사업

서울시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기성 시가지 재개발 방식으로 공공부문의 기능이 강화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다. 강북 뉴타운 개발은 강남과 강북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복지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02년 처음 3곳(길음, 은평, 왕십리)의 시범 뉴타운이 지정된 후 2003년 12곳, 2005년에 10곳을 추가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길음뉴타운 재개발공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이곳 7·8·9구역에 속한 10개 교회 중 존치 결정이 난 미아동교회를 제외한 9개 교회는 현재 모두 이전한 상태다. 건물이나 토지를 소유한 4개의 중형교회는 수십억원의 보상비에 임시 예배처소까지 지원받았지만, 세를 든 5개 교회는 몇백만원의 보상비만 손에 쥔 채 쫓겨나거나 해체됐다. 부동산 소유여부에 따라 극단적인 양극화가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소유한 중형교회가 뉴타운개발로 큰 혜택을 보는 것만은 아니다. 상가교회처럼 급격한 교인 이탈로 내홍을 겪었으며, 어쩔 수 없이 교회를 건축하다 보니 갖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뉴타운 개발로 중소교회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효율과 이익중심의 현 개발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개발에서 공영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순환식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길음동 성북성결교회(조기주 목사)는 서울시 뉴타운 중에서 1호로 신축된 교회다. 뉴타운 교회건축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길음뉴타운 6구역에 속한 이 교회는 1년7개월 지하 임시처소에서 예배를 드리다 2006년 10월 입당했다. 1602.7㎡(487평)의 건물과 토지가 있던 이 교회는 17억5000만원의 보상비를 받았지만 예전과 비슷한 규모로 교회를 짓는 데 45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됐다. 조 목사는 “겉으로 큰 혜택을 본 것 같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뉴타운 개발로 교인들이 급격히 감소해 역동성이 떨어지고 성전건축으로 재정이 위축되는 받는 등 상황이 많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500명에 이르던 교인수가 160명으로 줄어들었다가 최근 260명 선을 회복했다”면서 “집값이 워낙 올라 100여가구 중 뉴타운 완공 후 재정착한 가구 단 두 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뉴타운 개발이 지역의 저소득층 교인들과 작은교회를 보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개발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평택대 민창기(도시부동산개발학) 교수는 “영국의 경우 한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선 반드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엄격한 계획과 통제아래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우리는 민간이 효율 중심으로 이익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사회적 합의도 부족하고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장영희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돼 당사자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며 “주민의 90%가 물갈이되다 보니 당연히 교인 중 90%가 떠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장 위원은 “재원문제로 영국이나 일본처럼 저소득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적용할 수도 없다”고 아쉬워하면서 “재개발 사업은 자본의 논리로 이익을 남기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수십만명의 생존권이 달린 공공사업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모기지제도나 노인들을 위한 10평짜리 아파트 건설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이익을 우선시하는 조합이 반대하고 나서면 관철시킬 방법이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성남시가 공영제로 시행하고 있는 순환식 재개발 방식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Key Word

◆순환식 재개발

임대주택을 원주민에게 제공해 사업이 끝난 뒤 다시 돌아와 살게 하는 방식이다. 구역을 세분화시켜 순차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며 주민들을 임대아파트에 이주시키고 개발 이후 원래 자리로 재입주시킨다. 이주단지는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인근 낙후지역의 재정비를 촉진시킨다. 성남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단대 재개발구역과 중3 재개발구역에 이 방식을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